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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PS하는사람
두려움, 지향점, 특별함, 그리고 이것저것 본문
요즘 조금 퍼진 상태다.
부서가 시끄러워서도 있지만, 가장 재미 없는 부분들에서 막혀있기 때문일까. 특히 역학의 회전과 진동 부분은 정말 (계산이) 끔찍해서 문제에 손 대기가 싫어지는 것 같다. 일단 묵혀두긴 했는데 영 마음이 찝찝한게.....
그러다 오늘 우연히 내 티스토리 구독 목록에서 Dexter's story라는 분의 블로그를 보게 됐다.
맞아 이런 블로그도 구독했었지 이런 생각도 찰나
다시 보니 HEP를 하시는 분이었다. 과거가 궁금해서 내리니 무려 학부 1학년, 고등학생 시절까지 블로그 포스팅이 있었다. 모교의 항공우주공학과로 입학하고 모교에서 물리학으로 박사를 받으셨다는 것까지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선배님이다.)
최근에 내신 논문 또한 포스팅되어있었는데, 공저자를 보니 모교의 교수님 한 분과 모교를 졸업하고 칼텍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계신 선배님 한 분이었다.
칼텍에서 박사과정 하신 선배님을 찾아보니 스토리가 대단했다. 중학생 때 상대론에 처음 빠져 1학년 때부터 상대론 수강...
인턴하고 논문 쓰는거야 다들 하려고 하고 하는 거니 (물론 이것 자체도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 치지만
그보다 GIST의 학생에게 연락을 받아 텐서 계산에 관한 기하학적 아이디어를 담은 논문을 낸 과정이 인상싶었다.
(tmi. 더 놀라운 건 내가 2021년에 그 논문을 봤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에서 친구의 친구? 추천이 떴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내가 놀랐던 것은 그 분에게는 어떠한 지향점이 존재했고 그것이 그분이 가진 특별함이었다는 것이다. 대충 찾아보기로는 물리올림피아드 국대도 하셨던 것 같고.. 뭐 그랬겠지만 성적, 대회 이런 것과 별개로 저 이야기, 저러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것 자체가 나는 너무나 부러웠다. 나는 인생을 살면서 저렇게 어떤 특정 분야나 문제에 몰두하여 특별함을 가진 적이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그런 것들이 너무나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특별함은 정말 아무것도 없을까? 지금 공부들을 빨리 하건 천천히 하건 해내건 못해내건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을 아닐까?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공부를 하면서, 생활을 하면서, 전역일이 가까워지면서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나를 감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오늘에서야 이러한 것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정말 책을 읽지 않고 오래 읽기 힘들어하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재미있게, 그리고 금방 읽어버린 책이 있다. 브라이언 키팅의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라는 책이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책으로, 모든 사람을 위해서 쓴 책이라고는 하나 사실상 물리학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관한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 다시 그 책이 떠올랐다. 이 책이 가장 중요하게 언급했던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호기심을 따라가는 것만이 지치지 않고 본질을 잃지 않으며 탐구하는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어떤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나는 왜 물리학을 하려고 하며 왜 나는 HEP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이 나를 떠나가지 않았다.
사실 한 때는 그저 세상의 물리학 지식을 배우고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싶다라는 단순하지만 매우 원초적인 마음에 기반하여 물리학을 공부해나갔다. 그러나 물리학을 계속해서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단지 지식들을 음미하기보다는 확장에 기여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애초에 나에게는 특별한 호기심이 없었다는 사실 때문에 말이다. 모호한 호기심만을 가지고 물리를 하겠다고 했는데 과연 내가 정말로 지향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만약 뚜렷한 지향점이 없다면 도대체 나는 어떤 점에서 특별한 것일까?
사실 없는게 당연하다. 나는 저 칼텍 박사과정 선배님처럼 어릴 때부터 물리(자체)에 흥미가 컸던 것도 아니다.
어릴 때는 역학을 좋아했고 사실 물리학 자체보다는 이를 이용해 기계를 만드는 것이 더 멋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듯 하다.)
영재고 입시를 폭풍같이 치를 때는 이런 생각을 별로 하진 못했다.
(마음 한 켠으로는 물리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긴 했었다. 일단 멋있으니까... 그리고 위에 언급한 이유 때문에.)
고등학생 때는 (이 블로그를 우연히라도 보게 된 사람들은 아마 알겠지만) PS에 열중해 있었다. PS 재밌지...
그러고 뜬금없이 영재고 입시 할 때 생긴 마음 한 켠의 그 마음으로 물리학과에 진학한 것이다!
(tmi. 정말 어이없게도 입시 전략적인 차원에서도 이득이라 지원했다. 수학 면접보단 물리 면접이 자신 있었으니까.)
내 커리어(랄 것도 없지만)를 누가 와서 봐도 난 괴짜다. (아니, 사실 어릴 때부터 물리학을 하겠다고 하고 끝까지 물리학을 하는게 진짜 괴짜긴 한데 아무튼) 정석적인 루트로 물리학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많이 어렵다. 일단 내가 영재고에서 졸업했다는 이점(정확히는 PS에 시간을 갈아넣었다는 이점)을 거의 살리지 못하는 과로 진학한 것과 더불어 수학과 계산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편이었던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럼에도 난 물리학을 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특정 분야나 주제에 대한 호기심은 부족할지언정 나의 가장 큰 무기는 사실 내가 잘 알고 있다.
그건 바로 무엇이라도 아름답게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이다.
이것은 '왜'라는 질문과도 상당히 다르다. 이것은 불완전한 것을 참지 못하는 한 어린아이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맞다. 고등학교 입시 시절 내 자소서에 썼던 내용 중 하나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학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더 넓은 시각으로 보자면 나는 어떤 모르는 대상에 대해 내가 완전이 이해했다고 느끼기 전까지는 그 뒤에 숨은 더 많은 진실들을 파헤치고자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살면서 느낀 것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tmi. 특히 프로그래밍 개발은 나의 이런 성향의 정반대 지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컴공을 가지 않은 것이 잘한 선택이었다고 매일매일 생각한다.)
이것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장점이자 나의 특별함, 또한 나의 지향점인 것 같다.
그래서 이런 나의 성향을 살리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니 정확히는, 나는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가?
그리고 오늘 나름대로 (약간의?) 결론을 내렸다. 내가 물리학을 하면서 가장 멋있다고 느낀 부분이 바로 물리적 현상의 수학적 체계화에 있었고, 정말 성공적이고 어느 정도의 수학적 토대도 가지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직도 무수한 heuristic을 동반한 양자장론을 수학적으로 체계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분야는 물리보다는 수학에 가깝지만 일단 내가 내린 결론은 이쪽이다. (어찌되었든 지금 하고 있는 공부들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제길!)
다만 문제는 이런 내 막연함을 받아줄 교수님이 과연 계실지....???? 오히려 수학과에서 찾기가 쉬워 보이기도 하고, 물리학 분야에서도 내가 나름대로 궁금하고 알고 싶고 연구하고 싶은 분야도 있으니 가능성을 열어두긴 해야겠다.
결론적으로 오늘의 생각들은 딱히 생산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마인드셋을 초기화시켜준 것 같다.
나와 분야는 달라도 정말 멋있고 대단한, 지향점도 있고 신념도 우수한 여러 친구들이 멀리 떨어져 있으니 그런 환경에서 멀어진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오늘 다시 가까워진 느낌이다. 군생활을 하다 보니 그런 것들을 많이 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앞으로는 이 글을 보며 다시 동기부여(..?) 했으면 좋겠다.
(tmi. 한 때 기훈단에서 얼차려를 '동기부여'라고 불렀다. 나 때는 아니었음~)
(내용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듯 했으나) (그리고 거의 다 까먹어버렸으나(...)) 인상깊게 들었던 열통계 강의를 해주신 박제근 교수님의 졸업 축사를 링크 걸면서 마친다. 마침 오늘 한 이야기와 많이 맞닿아 있는 것 같다.
https://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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